■ 장소: 피터캣
■ 참가자: 강성자,강옥순,임영신,마정숙,차은경,김기수
5월 북모임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였습니다.
엘리샘 주도로 진지하고 지적인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특히 이 달에 문 닫는 서점 ‘피터캣’에서 만나서 더 의미 있었던 거 같아요...
우리 70이 되어도 80이 되어도 함께 북모임 해요....
감사합니다. --지니샘의 후기였어요....
책 읽는 풍경의 서평가 엘리님의 후기를 소개합니다.
2024년 05월 15일 책 읽는 풍경_엘리
도서 : 『스토너』 (존 윌리엄스)
* 스토너와의 만남 ; 아마도 자습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를 하고 있고 교사인 나는 교실 안을 이리 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 때 우연히 한 학생의 책상에 놓여있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스토너>.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던 책 제목이었다. 펼쳐 첫 페이지를 읽었는데 처음부터 빨려들어갔다. “얘야. 이거 어떻게 알고 읽게 되었니?” “학교 도 서관에서 그냥 빌린 건데요.” “선생님이 먼저 읽고 주면 안될까.” “네.” 거의 강제로 빼앗듯이 해서 나는 스토너를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1. John Williams
존 윌리엄스(1922–1994)는 미국의 작가로, 주로 소설가 및 영어 문학 교수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텍사스 주 클락스빌에서 태어나 근로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윌리엄 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 공군에서 복무한 경험이 후에 그의 글쓰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쟁 후, 윌리엄스는 G.I. 법안을 통해 덴버 대학교에 입학하여 학사 학위를 취득하 고 나중에 영어학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영어 문학과 창작 글쓰기 교수로서 학업 생활을 시작하여 덴버대학교, 미주리대학교, 아칸소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가르쳤습니다.
윌리엄스는 소설가로서 비록 생전에는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작품에 대 한 비평적인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1965년에 발표된 "스토 너"입니다. 이 소설은 조용한 인내와 내성을 통해 윌리엄 스토너(William Stoner)라 는 영어 교수의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스토너" 외에도, 윌리엄스는 "부처스 크로싱"(1960)과 "아우구스투스"(1972)를 비롯한 다른 여러 소설을 썼습니다. 후자는 픽션 부문에서 국립 도서상을 수상했습니다. 그의 글은 소박한 스타일, 심리적 심층과 함께 외로움, 소외감, 의미 탐색과 같은 주제를 탐구하는 것으로 특징 지어집니다.
윌리엄스는 생전에 널리 알려진 작가가 되지 못했지만, 그의 작품은 나중에 다시 발 견되고 독자와 비평가들에 의해 칭찬 받고 있습니다. 그의 소설은 인간의 상황에 대 한 탐구와 끊임없는 문학적 품질로 인해 여전히 관객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2. REVIEW 모음
“끝내 위엄을 잃지 않은 인간에 대한 성실하고도 위대한 문학이다.” _이동진(영화평론가)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조차 할 수 없다.” _신형철(문학평론가)
“나의 생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스토너는 이미 알고 있었다.” _김연수(소설가)
“나조차 내 마음을 알 수 없을 때 누군가의 깊은 내면을 따라가 보는 일은 내 마음을 발견하게 하고 특별한 위로를 준다. 《스토너》는 내게 그런 소설이다.” _최은영(소설가)
“어떤 것에 기대어 살 수 있다면, 그것이 책이 될 때 나는 망설이지 않고 《스토너》를 집어 들 것이다.” - 그가 신을 찾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 _엘리(서평가)
* 2015년판 『스토너』속지에 실린 <스토너를 향한 언론과 문단의 찬사>
*ChatGPT 에게 5 Best Reviews on Stoner를 주문했다.
--- 0.1초만에 나오는 답
"조용한 강렬함과 깊은 통찰력의 걸작인 '스토너'는 삶과 사랑의 복잡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존 윌리엄스의 우아한 문체와 예리한 관찰력은 이 책을 맛보고 소 중히 여길 만합니다." - 뉴욕 타임스-
"'스토너'에서 존 윌리엄스는 희귀한 아름다움과 심오함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윌리 엄 스토너의 보통 같은 삶을 통해 그는 인간의 영혼의 깊이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이해를 남깁니다." - 가디언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는 진화이다. 조용하고 소박한 걸작으로 인간의 본질을 캡처 합니다. 우아한 문체와 풍부한 캐릭터 개발로, 이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후에도 오래동안 기억됩니다." - NPR "
'스토너'로 존 윌리엄스는 스토리텔러의 걸작으로 자리매김하며, 감동적이고 지적으 로 자극적인 이야기를 짜냈습니다. 이 책은 읽고 다시 읽을 것을 요구합니다. 그것의 통찰력은 각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더 깊어집니다." - 워싱턴 포스트
"'스토너'는 희귀한 빛나는 작품입니다. 깊이 개인적이면서 보편적으로 공명합니다. 존 윌리엄스의 절묘한 기술과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는 시간의 테스트를 견뎌낼 것 입니다. 세대를 넘어 독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입니다." - 대서양
3. 평론가 신형철과 스토너
1)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2018)에서
제 5부 : ‘인생의 책 베스트 5’에서 존 윌리엄스 《스토너》 추천
-내 20대가 《그래도 우리의 나날》로 시작됐다면, 40대의 시작은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1965)와 함께였다. 영문학 교수 윌리엄 스토너의 청년기 이후 생애를 그리는 이 미국 소설은 출간 50년 만에 재발견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1차대전 전에 시작해 2차대전을 거치는 서사인데도 이 소설에는 포연이 없다. 소위 ‘대학 소설(academic novel)’ 장르에 속해서이기도 하지만, 스토너의 삶이 그 자체로 고요한 전쟁이기 때문 이다. 그만큼 극적이어서? 반대에 가깝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다. 근대 이후 소설은 눈물겹게 평범하여 오히려 비범해진 인물을 그리는 데 그 본령이 있기도 하다.
-부모의 농업을 도우러 농과대학에 진학한 시골 청년이 교양 영문학 시간에 문학에 눈뜨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는데. 문학을 모르는 부모의 세계에서 점점 멀 어지는 자신을 발견하고 통증 같은 죄책감을 느끼다가, 결국 그들의 세계로 돌아가지 않을 것임을 부모에게 통보하는 장면까지를 쓰고 있는 첫 챕터는 독립된 단편소설처 럼 완벽하다. 한 인간을 이전과는 다른 존재로 만드는 ‘사건’, 사건 이후 그의 내면을 점령하기 시작하는 벅차고 아픈 ‘진실’, 그 진실의 부름에 답하기 위한 한 인간의 힘 겨운 ‘응답’, 이 모두가 10여 쪽 안에 다 들어 있었다.
이어서 펼쳐지는 그의 삶은 뜻밖의 ‘기회’와 그에 따르는 ‘비용’에 언제나 공평하게 - 3 점령당한다. 작자는 세상의 모든 인생에 주어진 수학 문제를, 손 들고 앞에 나가지 않고, 주인공이 머무는 대학 연구실 책상 위에서 조용히 풀어나간다. 그의 계산에 따 르면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대와 실망의 총합은 결국 0이다. 이 계산 과정은 경 이롭도록 정확해서 어떤 아름다움에까지 이른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이 소설은 ‘인생의 무엇’이 아니라 ‘인생의 인생’에 도달했다고만 적자.
이 소설을 ‘2013년 오래의 소설’로 뽑으며 쓴 글에서 줄리언 반스는 말한다. “《스토너》의 슬픔은 이 작품 특유의 것이다. (…) 그것은 더 순수하고 덜 문학적인, 인생의 진정한 슬픔에 가까운 무엇이다. 독자인 당신은 이 소설에서 슬픔이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종종 인생의 슬픔이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었던 때 그랬듯이. 속수무책 으로 말이다” (《가디언》, 2013년 12월 13일 자)
그래서 반스는 이 소설을 하루에 30~40쪽 이상 읽을 수 없었다고 한다. 나는 그 심 정을 이해하지만 그가 나보다는 이 소설을 덜 좋아한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스토 너가 죽어 이야기가 멈출 때까지 이 소설을 따라 읽는 것 말고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2) 《스토너》 (2020년 초판 양장본 알에이치코리아)에 후면 속지에 실린 리뷰
《스토너》를 읽고
서술형 수학 문제의 경우 답이 틀려도 풀이 과정에서 부분 점수를 받는다. 인생이라는 문제를 푸 는 세상의 많은 좋은 소설들도 자신만의 오답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부분적 옳음을 성취한다. 그 러나 《스토너》를 다 읽고 이것은 답도 맞아버린 희귀한 경우가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스토너의 삶은 뜻밖의 '기회'와 그에 따르는 '대가'에 언제나 공평하게 점령당한다. 그런 그가 계산 한 바에 따르면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기대'나 '실망'의 총합은 결국 0이다. 이 계산 과정은 경 이롭도록 정확해서 어떤 아름다움에까지 이른다.
이 소설에 대해선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나는 제대로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눈물이 나도록 기쁜 날 들과 웃음이 나도록 슬픈 날들을 통과하면서 우리는 모두 저 속절없는 0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스토너처럼, 삶이라는 서술어의 보편 주어 같은 이 사람 윌리엄 스토너처럼. 신형철(문학평론가)
4. 소설의 전개 <1~6장>
1) 문학과의 만남, 문학과 사랑에 빠지다.
영문학 교수, 아처 슬론이 수업 중에 처음 스토너에게 질문을 던진 그 날, 스토너는 순식간에 다른 사람으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되고 농과대 커리큘럼을 버리고 영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전공을 바꾼다.
(p.22)‘윌리엄 스토너는 자신이 한참 동안 숨을 멈추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피가 느껴지는 듯 했다.’
(p.32) “이건 사랑일세.” “자네는 사랑에 빠졌어.” 아처 슬론 교수는 단번에 스토너가 문학과 사랑에 빠졌음을 간파하고 있다.
(p.41) 그는 문학의 본질을 이해하고 문학의 힘을 파악하려고 씨름하면서 자신 안에 서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인식했다.
2) 친구 두 명과의 만남
(p.26) 그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그리고 이때 생전 처음으로 그는 고독을 느꼈다.
(p.41) 그는 자신처럼 강의를 맡고 있는 박사 과정 동료 데이비드 매스터스와 고든 핀치 두 명과 친해진다.
3) 전쟁 발발과 참전
(p.55) 스토너는 이틀 동안 수업에 나가지 않고, 아는 사람들과 한 마디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내내 작은 방에 틀어 박혀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고민했다. 종요한 방과 책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그에게는 지금까지 내면을 성찰하는 버릇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 동기를 찾아 헤매는 일이 힘들 뿐만 아니라 살짝 싫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이 자신에게 내놓을 것이 거의 없다는 생각, 내면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것 또한 거의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침내 결정을 내리고 나자 결국 이렇게 될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금요일에 매스터스와 핀치를 만나 자신은 독일군과 싸우러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p.25) 때로는 안뜰 (대학 캠퍼스) 한복판에 서서 밤이 내려앉은 서늘한 잔디밭에서 불쑥 솟아오른 제시 홀 앞의 거대한 다섯 기둥을 바라보기도 했다. ......달빛 속에서 알몸을 드러낸 채 회색을 띤 은빛으로 빛나는 그 순수한 기둥들은 신전이 신(a god)을 상징하듯, 스토너 자신이 받아들인 삶의 방식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전사한 매스터스, 휴전과 캠퍼스로 돌아 온 고든 핀치
4) 이디스와의 만남과 결혼
(P.77) 그녀는 말을 멈추지 않았다. 얼마쯤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도 그녀의 말이 귀 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른 뒤, 그는 처음으로 그녀와 둘이서 오랜 시간을 보낸 그해 12월 그날 저녁의 한 시간 반 동안 한 것만큼 그녀가 자신에 대해 많이 이야기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자 그는 자신과 그녀가 타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그런 느낌을 갖게 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는 또한 자신이 사랑에 빠졌음을 확신했다.
(P.88) 그낭 밤 손님방에서 윌리엄 스토너는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는 어둠 속을 빤히 바라보며 자신의 삶이 왠지 낯설고 이상해졌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부터 자신이 하려는 일이 현명한 행동인지 처음으로 의문이 들었다. 이디스를 생각하자 조금 안심 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갑작스러운 불안감과 회의를 느끼는 것은 모든 남 자들이 마찬가지일 것 같았다.
(P.107) 이디스와의 결혼이 실패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한 달도 안 돼서 그는 이 결혼이 실패작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1년도 안 돼서 결혼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렸다. 그는 침묵을 배웠으며. 자신의 사랑을 고집하 지 않았다.
5) 그레이스 탄생
p.125 그래서 그레이스 스토너가 태어난 뒤 처음 1년 동안 접한 것은 오로지 아버지 의 손길, 아버지의 목소리, 아버지의 사랑뿐이었다.
6) 아처 슬론 교수의 죽음
p.126~127 검시관은 심장마비가 사인이라고 선언했지만, 윌리엄 스토너는 슬론이 분 노와 절망의 순간에 자기 의지로 심장을 멈추게 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7) 1925년 책 출간으로 조교수로 승진, 종신교수가 되다.
캠퍼스에서 몇 블럭 떨어진 오래된 2층 집 구입
낡았지만 위풍당당한 모습/ 이디스가 6천달러를 아버지에게 빌려옴. 매달 빚을 갚 어나감. 돈을 보내는 날짜를 놓치면 ‘재정계획을 탄탄하게 짜야한다’는 차갑게 꾸짖는 편지가 날아옴.(p.142)
<7장>
1927년 스토너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심
1929년 이디스 아버지 자살
이디스가 친정 집에 가서 2달간 집을 비움.
6세된 딸 그레이스의 생일과 크리스마스를 스토너와 단 둘이 지냄
(p.156) 일주일도 안 돼서 그는 자신이 몇 년 만에 최고로 행복하다는 걸 깨달았다.
(p.158~159) 교수로서의 정체성
...그는 자신이 영문학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강의실에서 전달하는 내용 사이에 커다 란 틈이 있음을 항상 의식하고 있었다. 그때는 시간이 흘러 경험이 쌓이면 그 틈이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현실은 그렇치 않았다. 그가 가장 깊숙이 간직하고 있는 감정들이 강의에서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생기가 넘치던 것들이 그가 하는 말 속에서 시들어버렸고, 그에게 가장 감동을 주었던 것들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 하지만 이디스가 세인트루이스에 가 있는 동안 강의를 하면서 .....문학, 언어, 정밀하 고 기묘하며 뜻밖의 조합을 이룬 글 속에서 그 무엇보다 검고 그 무엇보다 차가운 글 자를 통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내는 마음과 정신의 신비, 이 모든 것에 대한 사랑을 그는 마치 위험하고 부정한 것을 숨기듯 숨겨왔지만, 이제는 드러내기 시작했다. ....
<8장> 스토너의 변화
(p.160) 그의 말투에는 자신감이 붙었고, 그의 내면에서는 따스하면서도 단단한 엄격 함이 힘을 얻었다. .... 이제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차츰 알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비로소 진짜 교육자가 된 기분이었다. ...자신이 책에 적은 내용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 그가 이런 깨달음을 입으로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일단 깨 달음을 얻은 뒤에는 사람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것의 존재를 누구나 알아볼 수 있었 다.
---이디스의 외적 변화 ....그 변화(스토너의 변모)가 워낙 깊어서 그녀의 외모가 변한 효과쯤은 그냥 사라져버렸다.
---서재에서 일광욕실로 쫓겨난 스토너, 대학 연구실로 작업 공간을 옮기다.
<9장> 찰스 워커와 홀리스 로맥스 (p.132~133)
<10장> 홀리스 로맥스 영문과 학과장으로 임명
초보 강사에게나 어울릴 법한 시간표 배정
학교를 옮길 생각을 이디스에게 말함.
“정말이지 당신은 너무 완고해요,....일찌감치 생각해보지 그랬어요? 그 일이 어디로 - 7 이어질지. 불구자처럼 무능력해지겠죠.....”
스토너는 학교를 옮길 생각을 곧장 포기.
<11장> 찰스 워커가 영문과 대학원 과정에 들어옴.
제시 홀의 연구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냄.
;몸과 의식이 분리되는 비현실적인 느낌에 빠져들다.
(p.251~252) 이제 나이를 먹은 그는 압도적일 정도로 단순해서 대처할 수단이 전혀 없는 문제가 점점 강렬해지는 순간에 도달했다. 자신의 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이지, 과연 그랬던 적이 있기나 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떠오르곤 했 다. 모든 사람이 어느 시기에 직면하게 되는 의문인 것 같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토록 비정하게 다가오는지 궁금했다. .....결국은 모든 것이, 심지어 그에게 이런 지 식을 알려준 배움까지도 무익하고 공허하며, 궁극적으로는 배움으로도 변하지 않는 무 (無)로 졸아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순간적으로 그는 창가에 꼼짝도 않고 앉아 있는 몸에서 자신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 다. 그 순간 모든 것이, 그러니까 하얗기만 한 풍경과 나무들과 높은 기둥들과 밤과 저 멀리의 별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작고 멀어 보였다. 마치 그것들이 무(無)를 향해 점차 졸아들고 있는 것 같았다.....
<12장> 43세에 캐서린 드리스콜과 사랑에 빠지다.
(P.272) 나이 마흔셋에 윌리엄 스토너는 다른 사람들이 훨씬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배 운 것을 배웠다. 첫사랑이 곧 마지막 사랑은 아니며, 사랑은 종착역이 아니라 사람들 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
<13장>---캐서린과의 이별 – P.300~301 고든 핀치의 사무실을 나선 순간부터 그는 알고 있었다. 존재의 작은 중심에서 자라난 무감각한 공간 속 어딘가에서 자기 인생의 일 부가 끝나버렸음을.
<14장> 원인 불명의 고열에 시달리고 청각 일부를 상실.
(P.307) 그해 여름에 그는 급속히 늙어갔다. 그래서 가을에 다시 강의를 하게 되었을 때, 몇몇 사람들은 그를 언뜻 알아보지 못해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수척하고 앙상해진
얼굴에는 주름이 깊게 패었고, 머리에도 흰머리가 무겁게 내려앉았으며, 등이 심하 게 굽어서 마치 보이지 않는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았다.
(p.309~310) 1936년 미국 대공황 중 최악의 시기
그의 마음속 깊은 곳, 기억 밑에 고생과 굶주림과 인내와 고통에 대한 지식이 있었 다. 그가 분빌에서 농사를 지으며 보낸 어린 시절을 생각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지만, 무명의 존재로서 근면하고 금욕적으로 살다 간 선조들에게서 혈연을 물려받은 것에 대한 지식이 항상 의식 근처에 머무르고 있었다. 선조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세상을 향해 무표정하고 단단하고 황량한 얼굴을 보여주자는 공통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비록 스토너는 그들을 무감각하게 바라보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의식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마치 심연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항상 단단하고 황량한 표정을 짓게 되었던 그 10년 동안, 그런 표정을 공기만큼 친숙하게 알로 있던 월리엄 스토너는 어렸을 때부터 겪은 전반적인 절망의 징조를 보았다. 좋은 사람들이 번듯한 생활에 대한 꿈이 깨어지면서 함께 망가져서 서서히 절망을 향해 스러져가는 것이 보였다. 정처 없이 거리를 떠도는 그들의 눈은 깨진 유리조각처럼 공허했다. 그 들은 스스로 처형장을 향해 가는 사람처럼 고통스러운 자존심을 품고 남의 집 뒷문으 로 다가와 빵을 구걸했다. 그것을 먹으면 다시 구걸에 나설 기운을 얻을 수 있을 터 이니, 한때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자신 있게 걷던 이들이 이제는 부러움과 증오가 깃 든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대학의 종신교수로서 누리고 있는 보잘것없는 안 정감이 어떻게든 사라지는 일은 없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이 인식한 이런 일들을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들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의 마 음을 움직여 깊숙이 숨겨져 있어서 남들은 보지 못하는 부분에서 그를 변화시켰다. 모두가 함께 겪고 있는 곤궁한 생활에 대한 조용한 슬픔이 그가 살아가는 매 순간 한 번도 깊숙이 파묻혀버리지 않았다.-
--로맥스와의 싸움에서 스토너의 승리. 강의 시간표
<15장> 무심함 indifference (15장에서만 6번 나옴) = impersonal, callousness
(P.326) 윌리엄 스토너는 병을 앓고 난 뒤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무심함때문에...
---1941년 12월 12일 일본이 진주만을 폭격한 후 닷새째
---그레이스 임신 곧 결혼, 남편 군 입대 후 6개월만에 전사
---42년 6월 그레이스가 아들 에드(워드) 출산
<16장>
(P.353) 그 상실감, 그가 너무나 오랫동안 속에 담아두었던 그 상실감이 쏟아져 나와 그를 집어삼켰다. 그는 의지를 넘어 그 흐름에 휩쓸리는 자신을 내버려두었다. 자신을 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는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기억을 향해 미소 짓는 것처럼. 이제 자신을 예순 살이 다 되었으므로 그런 열정이나 사랑의 힘을 초월 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초월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앞으로도 영원히 초월하지 못할 것이다. 무감각, 무심함, 초연함 밑에 그것이 아직 남아 있었다. 강렬하고 꾸준하게. 옛날부터 항상 그곳에 있었다. 젊었을 때는 잘 생각해보지도 않고 거리낌 없이 그 열 정을 주었다. 아처 슬론이 자신에게 보여준 지식의 세계에 열정을 주었다. 그게 몇 년 전이더라? 어리석고 맹목적이었던 연애시절과 신혼 시절에는 이디스에게 그 열정 을 주었다. 그리고 캐서린에게도 주었다. 그때까지 한 번도 열정을 주어본 적이 없는 사람처럼. 그는 방식이 조금 기묘하기는 했어도, 인생의 모든 순간에 열정을 주었다. 하지만 자신이 열정을 주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했을 때 가장 온전히 열정을 바친 것 같았다. 그것은 정신의 열정도 마음의 열정도 아니었다. 그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힘이었다. 그 두 가지가 사랑의 구체적인 알맹이인 것처럼. 상대가 여성이든 시든, 그 열정이 하는 말은 간단했다. 봐! 나는 살아 있어.
---1954년 63세 로맥스가 퇴직을 종용/
---거부하나, 암에 걸리고 수술 전 퇴임식에 응하다.
(P.375) 퇴임사
“저는 이 대학에서 거의 40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습니다. 교육자가 되지 않았다면 과연 무슨 일을 하며 살았을지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았다면, 아마 저 는…….”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해준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고 싶습니 다.”
-----수술/ 종양 제거를 다 하지 못하고 방사선 치료 필요 / 입원을 거부하고 집으 로 돌아가는 스토너
<17장> 죽음
“What did you expect?” 죽음 앞에서 3번 자문함.
(P.383)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떠난 뒤 조급하게 죽음을 기다리 는 순간들이 가끔 있었다. 별로 여행을 하고 싶지도 않으면서 여행을 떠나는 순간을 기대하는 사람처럼, 모든 여행자가 그렇듯이, 그도 떠나기전 전에 할 일이 아주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387) 그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남들 눈에 틀림없이 실패작으로 보일 자신의 삶을 관조했다. 그는 우정을 원했다. 자신을 인류의 일원으로 붙잡아줄 친말한 우정. 그에 게는 두 친구가 있었지만 한 명은 그 존재가 알려지기도 전에 무의미한 죽음을 맞았 고, 다른 한 명은 이제 저 멀리 산 자들의 세상으로 물러나서……. 그는 혼자 있기를 원하면서도 결혼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된 열정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열정 을 느끼기는 했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에 열정이 죽어버렸다. 그 는 사랑을 원했으며, 실제로 사랑을 했다. 하지만 그 사랑을 포기하고, 가능성이라는 혼돈 속으로 보내버렸다. 캐서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캐서린.” 그는 또한 가르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거의 평생 동 안 무심한 교사였음을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그는 온전한 순 수성, 성실성을 꿈꿨다. 하지만 타협하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몰려드는 시시한 일들에 정신을 빼앗겼다. 그는 지혜를 생각했지만, 오랜 세월의 끝에서 발견한 것은 무지였 다. 그리고 또 뭐가 있더라? 그는 생각했다. 또 뭐가 있지?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5. ‘절묘한 묘사와 인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 등등의 찬사에 맞는 부분 찾아보기
* 이디스를 묘사하는 장면
(P.109) ....하지만 손님들이 가고 나면 그 겉치례가 저절로 무너지고 지친 모습이 드러났다. .....딱 한 번 손님들이 있는 자리에서 그녀의 겉치레에 금이 간 적이 있었다. (P.328) 항상 우울하게 침잠해 있는 그녀는 중년에 이르러 점점 더 쌀쌀맞고 무심해 졌다. 잠깐 동안 마지막으로 스토너를 공격하다가 결국 절망에 차서 한 번 강하게 불 타오른 뒤, 그녀는 유령처럼 휘청거리며 자기만의 공간으로 들어가 버렸다. 애당초 그녀는 그 공간에서 완전히 나온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마치 아이에게 하듯이 부드럽고 이성적인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별로 어색해하는 기색도 없고 숨기는 기색도 없는 것을 보면, 그녀는 그것이 자신에게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일이라 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p.376) 아 윌리 당신 속이 다 먹혀버렸대요.
(p.386) 어머 고든 이 사람 안색은 엉망이예요. 가엾은 윌리, 이제 우리 곁에 있을 시 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난 이제 어쪄죠, 고든? 저 사람 없이 어쩌면 좋아요?
*(p.331~332) 그레이스의 변화를 묘사하는 장면
그러더니 점점 살이 쪘다. 그해 겨울부터 열세 번째 생일 사이에 그레이스의 체중은 거의 50파운드(약 20kg)가 넘게 들었다. 얼굴은 부풀어오는 반죽처럼 뚱뚱하고 건조 해졌으며, 팔다리는 말랑말랑하고 느리고 서투르게 변했다. 먹는 양은 별로 늘어나지 않았지만 단 것을 몹시 좋아해서 방에 항상 사탕 상자가 있었다. 그녀의 내면에 있던 어떤 것이 느슨하고 말랑말랑하고 절망적으로 변해버린 것 같았다. 그녀의 내면에 있 던 무정형의 어떤 것이 몸부림치며 밖으로 풀려나와 이제 어둡고 비밀스러운 자신의 존재를 구현해내라고 그녀의 몸을 설득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시선 묘사
(P.15) 푸트가 부엌으로 들어와 아내와 나란히 섰다. ......두 사람은 우유를 마시는 스 토너를 굶주린 눈으로 지켜보았다. .....
(P.82) 보스트윅 부인은 그에게 질문을 던진 뒤 그가 대답하면 정말이지 의심스럽다 는 표정으로 “아. 그, 그렇군요.”라고 대답하곤 했다. 그러면서 묘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마치 얼굴에 얼룩이 묻어 있거나 코피를 흘리는 사람을 보는 것 같은 표 정이었다.
(p.116) 두 사람은 항상 예의바르게 그를 맞이했지만, 윌리엄은 그들이 유감스러운 시 선으로 자신을 바라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6. 마무리하며
2019년에 처음 만난 <스토너>를 5년 만에 재회한 느낌으로 다시 읽어 보았다. 놀라 웠고 기뻤다. 여전하다는 것, 아니 전에 보지 못하고 놓친 것들이 아직도 너무 많다 는 사실에. 소설 속 한 인물이, 그것도 소설 속에서 죽은 사람이 이토록 실감 나게 내 곁에 머물 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아픔과 외로움이 그대로 전해져 와 나는 조용히 가늘게 떨며 먼 곳을 응시한다. 스토너가 되어 본다. 그가 맛본 최고의 행복 은 첫 번째, 영문학과 가르치는 업에, 두 번째, 딸 그레이스에, 마지막으로 캐서린에 게서였다. 그 짧았던 시간들 외에 나머지 시간들은 고되고 외롭고 고통스러운 시간들 로 채워졌다. 그가 신을 찾지 않았다는 것에 나는 주목한다.
그가 죽음 앞에서 던진 질문 “What did you expect?”는 나에게로 향하고 있다. 스 토너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결연하게 묻고 있는 것이다. “너는 무엇을 기대했나? (너 의 인생에서)
전체댓글수 (1)
김기수
엘리님, 대단해요~~~
2024-09-26 15:12:42